배터리 자체생산 나선 도요타, 원가 낮춰 '반값 전기차' 야심

입력 2021-10-19 01:44   수정 2021-10-19 01:45

하이브리드카(HEV)의 ‘명가’로 꼽히는 도요타가 본격적으로 전기차 시장에 뛰어들었다. 기존 완성차 업체와 다른 점은 직접 배터리를 생산하는 ‘내재화’ 전략을 택했다는 것이다. 전기차 가격 경쟁력을 좌우하는 배터리를 자체 조달해 후발주자의 약점을 극복하겠다는 전략이다.

도요타가 미국에 합작공장 건설을 잇달아 발표한 LG에너지솔루션, SK온 등 한국 업체와의 ‘배터리 전쟁’에 뛰어들었다는 분석이다.

도요타가 18일 밝힌 북미 배터리 투자 방향에서 이 같은 의도가 그대로 드러난다. 이날 도요타가 내놓은 계획의 종착점은 ‘반값 전기차’다. 도요타는 우선 10년간 34억달러(약 4조원)를 투자해 배터리 공장을 짓기로 했다.

1차로 2025년 양산 목표로 공장에서 생산하는 제품은 HEV용 배터리다. HEV 세 대의 이산화탄소 감축 효과가 배터리 전기차(BEV) 한 대와 같기 때문에 우선 HEV 생산에 집중하겠다는 목표다. 도요타는 2030년 북미에서 전체 자동차 중 70%를 친환경차로 팔 계획인데, 이 중 BEV와 수소연료전기차(FCEV)가 15%이고 HEV가 55%를 차지한다.

하지만 도요타의 투자 계획을 뜯어보면 시장 변화에 맞춰 언제든지 전기차에 ‘올인’할 가능성도 있다. 도요타가 이날 발표한 투자 계획은 지난달 배터리 개발 및 생산에 무려 1조5000억엔(약 16조원)을 쏟아붓겠다고 밝힌 뒤 처음 나온 구체적인 투자 방안이다. 이후 더 많은 투자 계획을 발표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글로벌 완성차 및 배터리 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도요타가 배터리 내재화에 매진하는 이유는 전기차 생산비용 때문이다. 전기차 원가의 40%에 달하는 배터리 생산비용을 낮춰 2020년 후반까지 지금보다 50%가량 싼 ‘반값 전기차’를 만들겠다는 목표다. 도요타는 2030년까지 자체적으로 연 200GWh의 배터리 생산 능력을 갖추겠다고 밝혔다. 1년에 전기차 300만~400만 대를 제조할 수 있는 규모다.

현대자동차·기아, 제너럴모터스(GM), 포드, 스텔란티스 등 다른 완성차 업체와 달리 전기차 전환 속도가 느리다는 평가를 받는 도요타로선 배터리 내재화가 판세를 뒤집을 수 있는 유일한 카드인 셈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도 “도요타 전략의 핵심은 전기차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배터리 생산의 통제권을 직접 갖겠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도요타는 꿈의 배터리로 꼽히는 전고체 배터리 기술에서도 앞서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달엔 전고체 배터리를 적용한 전기차를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김형규 기자 kh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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